형태를 지닌 존재는 모두가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구조에 대해 스크랩을 한다면 이 세상에 형태를 지닌 모두를 스크랩 해야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어떤 기준없이 무턱대고 이리저리 자료를 구한다는 것은 너무 허무맹랑하고 막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내가 이 디자인이라는 공부를 계속하는 이상 평생 구조에 대해서 스크랩을 하면서 공부해야 한다고 볼 때 처음 스크랩한 양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 보다는 앞으로 스크랩을 해나갈 바른 방향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이 세상의 형태를 지닌 모든것에 대해 나누어 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외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나, 사물들이나, 관념들을 내가 내 기준에 맞춰서 느끼고 생각하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때 내 기준이 되는 것은 내가 기존에 알고 있는 사실이나 경험에 기댈수밖에 없으므로...
그렇다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 나는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 소묘와 정밀묘사를 공부했다. 이들을 공부할때 간단하게나마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한적이 있다. 실제 예로 소묘에서 보면 내게 주어진 매개체를 가지고 점, 선, 면을 표현의 근거로해서 대상을 파악(분석, 해석)했다. 이것은 결국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의 그 어떤 것 중에 형태를 가지고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림으로 그릴 수 있고(다른말로 파악, 분석,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점,선,면'을 근거로 크게 '빛, 운동, 구조'등의 표현으로서 대상을 표현하는데 그밖의 여러 다른 기준이 있을 수 있다.) 거기에는 전부 점, 선, 면이라는 표현의 근거를 똑같이 적용 시켜서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대상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세잔'은 '모든 사물은 간단한 기하형태로 단순화 시켜서 볼 수 있다.'고 말하였다. 이렇게 볼 때 결국 표현의 근거가 똑같이 적용이 되듯이 앞에서 말한 세잔의 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점 -구슬이나 지우개, 동전 등의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점이란게 원래 존재하지 않는 개념적인 것이라 모호해지기도 한다. 점을 확대해버리면 바로 면이 되어버리기 때문인데 어떤 시점에서 보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되겠다.(상대적이다.)
선 -젓가락이나 전선, 볼펜, 연필, 안경테, 심지어 팔 다리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도 또한 개념적인 것이라 모호해지는데, 역시 점과 같이 어떤 시점에서 보느냐가 판단이 기준이 되겠다.(역시 상대적이다.)
면 -쟁반, 노트, 메모지, 창문, 책, 등등... 역시 점이나 선과 같이 어떤 시점에서 보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물론 상대적이다.)

이들 점, 선 면이 서로 조합되어 '구'나 '원기둥', '육면체', '원뿔' 등 기하형의 단순화된 구조로 볼 수도 있다.
구 -축구공, 농구공, 구슬, 지구본, 지구, 달, ... 등등, 원기둥 -각종 캔, 각종 다이얼, 전선, 연필, 인체, 형광등, ... 등등, 육면체 -각종 박스, 빌딩, ... 등등 , 원뿔 -고깔모자, 병의 윗부분, ... 등등

다시 이들 기하형의 단순화된 구조는 서로 조합되어 새로운 구조로 나뉘게 된다.
...
 
 

앞에서 말한 기준으로 구분지어 스크랩을 해나가도 별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실제 내가 적용하면서 발견되는 문제는 그 구분하는 범위가 너무 방대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자체가 원래 방대한 양이기는 하지만...) 그래서 여기에다 다른 기준의 구분방을 더하기로 하였다. '단순한 어떤 원리가 적용된 구조'로도 구분지어 나간다면 더 편리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크게 '힘의 원리','재료의 원리','인체의 원리'.

이중에서 '힘의 원리'는 좀 더 분류를 할 수 있겠는데 예를 들면 '균형의 원리','지렛대의 원리','나사의 원리','자체가 가진 형태의 원리'등으로 나눌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구분짓는게 끝은 아닐것이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스크랩의 양이 많아지고 미처 내가 생각지 못했던 작은 방법들이 더해지거나 수정되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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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과제 : 구조에 관한 자료를 일주일간 스크랩하여 발표하라.

'잘 정돈된 문제는 이미 절반 가량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먼저 주어진 과제(문제)를 파악하는데서 부터 시작하였다.

문제 정돈하기
'구조'의 사전적 의미: 꾸며 만듦, 꾸임새, 전체 속의 여러 요소 또는 여러 구성성분의 조립. 어떤 전체로서의 사물의 내부에서 그 각각의 부분이 서로 결합하는 관계.

나는 크게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
눈에 보이는 것(어떤 외관상 형태를 가진 것)이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추상적 개념)이든 그 자체가 존재한다면 당연히 그것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보이지 않는 것(추상적 개념)을 제외하면 눈에 보이는 형태를 지닌 존재는 당연히 구조를 가진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존재에 대해서 구조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따라서 이렇게 문제를 다시 해석해 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형태를 지닌 존재는 모두 스크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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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Structure'

기초산업디자인 수업에서  제일 처음으로 다루어진 내용입니다.

'다음시간까지 각자 구조에 대해서 조사하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 수업이었습니다.

입시준비를 하면서 공부한 소묘와 정밀묘사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기존에 읽어두었던 책들이 제 생각을 진행해 나가는데 있어서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하려고 하는 짓들이 역시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것에만 머무르는게 아님을 느낍니다.

충분히 고민되지 않고 내것이 되지 못한 data들은 자료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료조사를 한답시고 단순히 복사하고 사진찍고... 등등 양적으로만 많이 준비하는데 대해서 저는 생각을 달리합니다. 충분히 고민되어서 내것으로 만들어진 것 이외엔 준비의 의미가 없음을.

무엇보다 일주일 동안 고민한 내용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 하였을때, 이호영 선생님의 첫 말씀이 굉장한 충격이었습니다.

"네가 일주일동안 주어진 과제를 통해서 무엇을 즐겼는지 이야기해보라"

ㅡㅡ^

저는 단지 과제를 한다는 생각에만 머물렀을 뿐이지 '즐긴다'는 생각은 추호도 가져보지 않았습니다. 이는 이후 이호영 선생님 수업에서 느끼는 수많은 충격의 시작이었습니다. ^^

무엇을 즐길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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